워싱턴한인천주교회

본당소개

사목지침

사목지향

2023년 사목목표

"희년을 향해 새 출발하는 교회"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우리 본당은 1974년 3월 31일 워싱턴대교구 한인 공동체(Community)로서 정식 인준을 받아 설립되고, 1984년 5월 6일 본당(Parish)으로 승격되어 워싱턴 한인천주교회(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가 되었습니다. 본당 공동체 설립 50주년, 본당 승격 40주년을 맞이하는 2024년은 우리 본당의 새 출발을 알리는 희년입니다. 본당 희년을 준비하면 서 2023년에는 ‘희년을 향해 새 출발하는 교회’의 건설이 요구됩니다. 레위기 25장에 따르면 희년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고, 저마다 자기 씨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 너희는 씨를 뿌려서도 안 되고, 저절로 자란 곡식을 거두어서도 안 되며, 저절로 열린 포도를 따서도 안 된다. … 땅이 열매를 내주어 너희가 배불리 먹으며, 그곳에 서 평안히 살게 될 것이다.”
(레위기 25장 11-19절)

여기에서 우리 본당 공동체와 관련하여 세 가지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워싱턴 한인천주교회가 처음 시작했던 1974년의 첫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둘째는 쉬는 것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본당 공동체가 애써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두고 스스로 노력해 온 것을 잠시 멈추고 쉬는 것입니다. 셋째는 평안입니다.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지하며 그분이 준비한 것을 배불리 받아먹고 평안히 사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고 기도 내용을 성취하는 것은 하느님의 몫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희년을 향해 새 출발하는 교회’를 건설하면서 우리 공동체의 생활방식은 “원점으로 돌아감, 쉼, 평안”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 즉 ‘하느님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21년 세계 주교 시노드를 준비하면서 ‘시노드 교회를 위해 : 친교, 참여, 선교’라는 기치 아래, 교회 구성원 모두가 하느님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여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하느님을 향한 여정에 주인공으로 ‘참여’하며, 복음을 살고 증언하는 ‘선교’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3년간에 걸쳐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커다란 슬픔과 고통, 혹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꿈을 접어야 했거나 진로마저 바꾸어야 했던 상황 등등, 경제적 타격과 일상의 불편함과 제약 정도를 훨씬 넘어서는 엄청난 아픔과 힘든 상황을 헤쳐 왔습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아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열정적인 신앙생활로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 소극적인 신앙생활에 안주해가던 모습을 떨치고 일어서서 새롭게 출발해야 합니다.
희년을 향해 새롭게 출발하는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 2023년에는 다음 네 가지 면에 중점을 두고 신앙생활을 해야 하겠습니다.

1. 신앙생활의 근원인 미사성제에서 영적 힘을 길어냅시다

미사는 하느님과 사람이 만나는 장입니다. 사람이 되어 오신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 죽음을 겪으심으로써 죽음을 이기시고, 당신 살과 피를 통해 우리에게 참생명을 주시며, 이 세상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세속의 물질적 만족이 행복의 기준이 아니라, 참생명과 참사랑이 행복의 기준이어야 합니다. 이 참생명과 참사랑의 힘을 우리는 미사성제에서 길어낼 수 있습니다.
미사는 하느님과 사람이 만나는 시간입니다. 삶에서 마주치는 어려움과 도전 앞에서 때로는 힘이 빠지고 지치고 무너져가고 있을 때, 힘든 상황에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그대로 품에 안고 성당으로 달려갑시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우리의 고통을 몰라라 하지 않으시고 우리와 함께 그 고통을 지고 가십니다. 우리 고통과 아픔과 눈물이 봉헌되는 미사성제는 하느님의 자비와 위로의 손길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그렇기에 성당에 오는 첫째 목적을 미사에 둡시다. 미사성제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느님과 만나는 장입니다. 삶의 즐거움, 위안, 희망을 하느님과 만나는 미사성제 안에서 길어 올립시다. 평일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평일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성당으로 달려갑시다. 미사가 성당에 오는 첫째 목적이 될 때 우리 삶은 환희로 가득할 것입니다.

2. 우리 안에 다양한 신심을 새롭게 불 지핍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된 신앙생활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신심행위와 신심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합시다. 성체조배, 성시간, 성체거동 등의 성체 신심행위에 동참합시다. 레지오 마리애를 중심으로 한 성모 신심 활동에 적극 참여합시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병들 때나 항상 묵주를 손에 쥐고 로사리오 기도를 바칩시다. 순교자 현양과 성지순례를 통해 순교 정신으로 무장합시다. 여행 계획의 첫 자리에 성지순례가 온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소서 성령님”을 외치며 언제나 성령과 함께 시작해서 성령과 함께 마치는 삶을 삽시다.
울뜨리아를 중심으로 꾸르실리스따는 자신이 서원한 것을 상기하고 본당 공동체의 신앙적 부흥에 힘써야 합니다. 각 봉사단체는 공동체의 신앙적 부흥을 위해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성서 공부를 포함한 다양한 신심활동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축된 신앙생활에 새롭게 불을 지펴야겠습니다. 새롭게 불붙은 신심이 우리 신앙을 더 깊게 만들어줄 것이고, 더 깊어진 그 신앙 안에서 우리는 복음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더라.’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복음의 일꾼이 됩시다.

3. 세대, 문화, 언어를 넘어 하나가 되는 신앙 공동체를 만듭시다

예수님께서는 지상의 삶을 마치고 천상의 하느님 아버지께 가시기 전에 이렇게 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시고, 또 저를 사랑하셨듯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17장 23절)

예수님이 하느님께 바친 기도의 중심은 제자 공동체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초대 교회부터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박해가 아니라, 내적 분열을 조장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본당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공동체도 다양한 세대, 문화, 언어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세대, 문화, 언어의 다름이 자칫 공동체의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든 ‘내 편한 세상’을 추구하는 순간 그 불씨는 활활 타오르게 될 것입니다. 한편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작용할 때, 공동체는 ‘서로가 편한 공동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대, 문화, 언어가 다른 우리가 하나가 되어 ‘서로가 편한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때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느님의 일치와 사랑이 본당 공동체에 소낙비처럼 쏟아질 것입니다.

4. 리스본 WYD를 위해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고 준비합시다

2023년 리스본에서 개최되는 WYD는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루카복음 1장 39절)”란 주제로 포르투갈의 리스본, 산타렘, 세투발 3개 교구에서 공동개최 됩니다. WYD는 전 세계 청소년·청년이 교황님과 함께하는 대규모 만남의 장입니다. 1986년 로마에서 처음 개최된 WYD는 3-4년마다 지구촌 곳곳에서 열려왔습니다. WYD를 통해 세계 각국의 수많은 젊은이가 함께 모여 신앙과 일치를 확인합니다. 신앙의 축제인 WYD에 참여한 청소년·청년은 희망, 관대함, 연대와 하느님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체험을 한 청소년·청년은 미래 본당의 참된 일꾼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WYD의 참가 당사자뿐만 아니라 본당 공동체 전체가 마음모아 기도하며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태오복음 19장 2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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